MS 양자칩, 혁신인가 포장인가
miracleadmin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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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전 세계 테크 업계가 떠들썩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양자 칩을 개발하면서 구글, IBM 등을 단번에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기 때문이에요.
MS는 이와 함께 학술지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발표합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수십 년이 아니라 ‘수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글도 화제가 됩니다.
다른 주제로 레터를 정리하던 중 목요일 아침 급하게 관련 내용으로 전환했습니다. MS의 발표와 이를 바라보는 학계의 시선에 대해 빠르게 정리해 볼게요!
<양자컴 관련 레터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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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index
- 구글, IBM, MS의 방식
- 학계 “신중히 바라봐야”
-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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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공개한 마요나라 양자칩 [사진=MS] 구글, IBMMS의 방식 먼저 양자컴퓨터에 대해 간단한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과거 레터에서도 여러 차례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MS의 발표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 볼게요. 미라클레터 구독자님들은 이제 잘 아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이라는 비트를 기본 단위로 사용한다면 양자컴퓨터는 ‘0’과 ‘1’ 이외에 이 둘이 중첩되는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활용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입자는 ‘중첩’ ‘얽힘’과 같은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를 양자컴퓨터에 활용하면 슈퍼컴퓨터로도 수백만년이 걸리는 작업을 단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해요. 큐비트를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방식을 활용합니다. ‘초전도체’ ‘이온트랩’ ‘위상 초전도체.’ 초전도체는 말 그대로 ‘초전도체’를 활용합니다. 초전도체의 특징은 저항이 ‘0’입니다. 두 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층을 놓으면 양자상태가 만들어지고, 이때 외부에 전압이나 자기장을 조절해 큐비트를 조작할 수 있어요. 이 방식은 연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서 대량생산에도 쉽다고 해요. 구글과 IBM의 방식입니다. 다만 큐비트가 매우 불안정해 상태가 쉽게 깨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두 번째는 이온 트랩 방식입니다. 양자컴퓨터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미국의 기업 ‘아이온큐’의 방식인데요. 전기장을 이용해 이온을 공중에 띄운 뒤 레이저를 쏴서 차갑게 냉각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양자상태가 만들어져요. 이 방식은 연산 정확도가 높지만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게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위상 초전도체’입니다. 초전도체와 방식은 비슷한데 조금 다릅니다. 독특한 구조를 가진 초전도체는 ‘마요나라 준입자’라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큐비트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아서 오류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구현해 낸다면 양자컴퓨터 큐비트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데 아직 구현된 바 없어요. 쉽게 예를 들면, 초전도체 방식이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것과 같다면 위상 초전도체는 롤러코스터 트랙과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스케이트는 빙판이 거칠거나 불순물이 있으면 쉽게 걸려 넘어질 수 있는데, 이는 전자의 움직임이 방해받으면서 큐비트가 깨지는 현상으로 볼 수 있어요. 반면 롤러코스터는 만드는 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잘’ 만들면 미리 설계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만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작동이 가능하죠. 새가 트랙에 똥을 싸도 롤러코스터는 운행이 가능하니까요🙇위 내용은 전문가들의 설명을 토대로 임의로 해석한 내용입니다.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를 감안해 주세요. MS가 바로 이 방식으로 양자칩을 만들었다고 발표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큐비트 수를 100만개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현재 구글과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큐비트 수가 약 1000개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들을 단번에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그런데, 학계의 반응은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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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양자칩 윌로우와 IBM의 양자칩 헤론 [사진=구글, IBM] 학계 “신중히 바라봐야” 20일 오전, 국내에 있는 여러 양자컴퓨터 연구자분께 관련 내용을 물었습니다. 모두 조심스러운 반응이었어요.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자는 “논문은 과학적으로 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상용화와 바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려워요”라는 말을 해주셨어요. 또 다른 분도 “좋은 논문으로 보여요. 과학적 성과는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과를 곧바로 양자컴퓨터와 연관 짓는 것은 어려워 보여요. MS가 아직 밝히지 않은 좋은 기술, 연구 결과가 있겠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MS의 이번 발표가 과학적으로 새로운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해 대부분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성과를 바로 상용화와 연결 지어 “우리 기술 때문에 상용화가 빨라질 것이다”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네이처에 실린 MS의 논문 제목은 ‘InAs-Al 하이브리드 장치에서의 간섭 기반 단일샷 패리티 측정’입니다. 상당히 어려운데요, 지금부터는 전문가분들의 설명을 토대로 해석해 볼게요(설명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독특한 구조를 가진 초전도체에서는 ‘마요라나 입자’가 만들어지고, 양자상태가 구현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MS 연구진은 인듐(Is)과 비소(As)를 이용해 이러한 독특한 초전도체를 만들어 냅니다. 그랬더니 마요라나 입자가 만들어졌고, 여기서 양자상태가 만들어짐을 확인하는 장치를 개발합니다. 즉 “우리가 새로운 장치를 만들어 봤더니 안정적인 양자상태가 만들어졌어!”라는 걸 보인 거죠. 이제껏 이론적으로 알려졌던 것을 구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가 빠져 있어요. 바로 ‘연산’입니다. 양자컴퓨터로 활용하려면 연산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빠진거죠. MS연구진이 뉴욕타임스에 이야기한 “아직 계산을 수행할 수 없었다(they were not yet able to perform calculations)”가 바로 이 의미인데요. 즉, 새로운 양자컴퓨터, 오류율이 낮고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아직 큐비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지는 못한 거에요. 이 논문을 본 전문가들이 “논문에서 큐비트가 구현됐다고 보기 힘들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입니다. 비단 국내 연구진만의 반응은 아닙니다. 제이슨 앨리시아 칼텍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상적 큐비트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장치가 이론적으로 예상되는 모든 마법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한다(즉 연산을 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양자컴퓨터의 현실은 기대만큼 장밋빛이 아닐 수도 있다. 다행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장치를 만들었으니 이제 검증해보자)”라고 말합니다. 네이처 역시 이를 소개하는 기사 제목에 “일부 학자들은 회의적”이라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합니다. 네이처에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큐비트 작동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 없이 특별히 논평할 내용이 많지 않다(양자컴퓨터 얘기하기 전에 연산이 가능함을 보여라)”와 같은 말로 지적합니다. 이에 MS 연구원은 “우리는 연구 결과를 적시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동시에 회사의 지식재산권도 보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말해요. 즉 “너희가 어떤 지적을 하는지 알아. 하지만 다 공개할 수는 없어. 기다려볼래?”라는 느낌이랄까요(개인적으로는 뭔가 있지만 아직 발표하지 못한게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반응이 하나 있습니다. 양자이론 물리학자인 존 프레스킬 칼텍 교수는 위 뉴욕타임스 기사를 링크드인에 올렸어요. 양자물리학계에서 또다른 세계적 대가로 알려진 빅터 갈리츠키 메릴랜드래 교수가 이 글에 댓글을 남겨요. “가끔은, 내가 물리학자인 게 부끄러울 때가 있어요. 오늘이 그런 날이에요(Sometimes, I am ashamed to be a physicist. It‘s one of those days.)” 이를 두고 국내 한 양자컴퓨터 연구자는 “MS의 연구 성과를 비난하려는 게 아니에요. 갈리츠키 교수는 상당히 냉정하고 또 객관적으로 과학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양자컴퓨터 자체에 부정적인 사람도 아니고요. MS의 홍보 방식이 자신이 보기에 과하다는 것을 지적한 게 아닌가 싶어요.” “대단한 성과” VS “더 지켜봐야” 프레스킬 교수는 이러한 글도 남깁니다. “MS는 위상적으로 보호된 큐비트를 시연하는 프로토콜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는 공개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조만간 더 많은 소식을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앞서 말씀드린 연산 내용이 없다는 의미).” MS는 이번 성과를 두 개의 논문으로 나눠 발표했습니다. 하나는 동료 평가를 거친 ‘네이처’에, 하나는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고 누구나 논문을 올릴 수 있는 아카이브에요. 아카이브에는 ‘위상적 큐비트 배열을 이용한 내결함성 양자컴퓨팅을 위한 로드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올립니다. 즉 네이처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양자 연산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앞서 프레스킬 교수가 말한 것처럼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해요. 학계에서는 MS가 했었던 아찔했던 ‘과거’도 언급됩니다. 2018년 있었던 일입니다. MS는 학술지 ‘네이처’에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MS가 이끄는 연구진은 마요나라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는데요. 외신 등을 통해 구글, IBM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는 MS 연구진의 노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사를 살펴보면 MS 관계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우리는 5년 안에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것입니다(당시 기준 2023년이네요).” 하지만 3년 뒤인 2021년. 이 논문은 철회됩니다. 과학자들이 해당 논문에 대한 오류를 제기했고, 이를 근거로 “마요나라 입자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논문을 철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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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새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 출시 애플이 주력 아이폰 모델보다 저렴한 모델은 19일에 발표했어요. 보급형 모델은 기전 ‘아이폰 SE’에서 ‘아이폰 16e’로 바꾸고 가격은 599달러로 책정됐습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 16 기본 모델 799달러보다 200달러 저렴해요. 애플은 최근 부진한 아이폰의 판매 촉진을 위해 이러한 모델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 전 CTO 무라티, 스타트업 설립 오픈AI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무라티에 앞서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 역시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를 창업하는 등 회사를 떠난 핵심 인물들이 AI 시장에서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요. 제2의 테슬라 니콜라, 파산보호 신청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전기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가 경영난 끝에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한때 주목받던 기업이었는데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의 홍보 동영상 속 수소 트럭이 가짜라고 밝히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창업자는 트레버 밀은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요. 경영진이 교체됐지만 시장 침체 등으로 재기에는 실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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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학계에 계신 분들은 성과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학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성과를 두고 “세계 최초”라느니 “세상을 뒤엎을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등의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을 꺼리시는 분이 많아요.
기업은 다릅니다. 과학자, 엔지니어만 있는 조직이 아닌 만큼 어떤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릴 때 ‘사실’ 범위 내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MS의 이번 발표 역시 저는 이 선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획기적인 성과를 구현했고, 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면 예상보다 빠른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놀라운 성과인 만큼 틀린 말이 아닌거죠. 하지만 학계에서 볼때는 “연산도 안해놓고 무슨 양자컴퓨터 얘기야?”라는 비판이 나온 거고요.
저 같은 일반인은, 이런 두 가지 관점을 모두 생각하면서 해당 기술, 산업에 대해 이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은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절대 ‘마술’이 아니거든요.
큰 도약을 이야기할 때 ‘퀀텀 점프’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퀀텀 점프는 전자가 한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에너지로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도약’을 의미하지만 양자 세계에서 도약이래 봤자 눈에 띄지도 않는 수준이죠. 오히려 저는 퀀텀 점프란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는 거라고 생각해요(에너지 준위가 마치 계단과 비슷하니까요). 인류의 과학기술이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했듯이 말이에요. 이 과정에서 도약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점심은 ‘층’을 가진 음식 어떠세요. 배추와 고기를 번갈아 쌓은 밀푀유나베도 좋고 층층이 쌓인 파스타 ‘라자냐’도 떠오르네요.
식사하고 나신 뒤에는 겹겹이 쌓인 크루아상을 추천합니다. 힘차게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는 의미로요.
한 주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